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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버 페이스나 볼에 립밤을 바르면 골프규칙 위반?

Everything 골프

by IM-PRO 2020. 7. 31.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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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들과 라운딩을 나갔다가 티잉 그라운드에서 재미있는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동반 플레이어 중 한 사람이 자신의 드라이버(Driver) 페이스에 립밤을 바르는 모습을 발견한 겁니다. 웃음을 참지 못하고 뭘 하냐고 물었더니, 지인 왈 이게 요즘 굉장히 인기있는 '드라이버 잘 치는 비법' 이라고 얘기하는 겁니다.

 

 

제가 미심쩍은 표정으로 바라보니 한번 해보라고 권하기까지 합니다. 클럽 페이스에 립밤을 바르는 건 골프 규정에 어긋난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아니, 그 전에 이게 정말 효과가 있는 방법인지가 궁금해졌습니다. 유튜브를 통해 한 인기 유튜버의 실험 영상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클럽 페이스에 쳅스틱을 바르고 로봇 스윙기로 테스트 해본 영상이었는데요. 로봇 스윙기에 볼 슬라이스가 나도록 스윙 모션을 설정한 뒤 드라이버 페이스에 쳅스틱을 바르기 전과 바른 후에 나타나는 볼의 궤적 차이를 비교했더라구요. 결과는 쳅스틱을 바른 뒤 거짓말 처럼 슬라이스가 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비거리까지 늘어나는 놀라운 효과를 보여주네요. 

 

심짱실험 드라이버 페이스에 립밤을 바르는 장면(출처=SIMZZANG(심짱골프) 중에서)

 

이러한 편법이 골프 규정에 위배된다는 사실을 설명하려고 했는데, 오히려 편법을 조장하는 것은 아닐까하는 우려가 생길 정도로 솔깃한 일 입니다. 하지만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규정에 위배되는 이유에 대해 설명해드리겠습니다.

 


립밤을 클럽헤드에 바르는 것은 골프규칙 위반


골프규칙을 만드는 일은 왕실골프클럽(R&A, Royal & Ancient Golf Club)과 미국골프협회(USGA, The United States Golf Association)에서 주관하고 있습니다. 이 두 조직은 전 세계의 골프를 관장하며 골프 규칙을 제정하고 해석하는 일을 하고 있는데요. 다만 두 조직이 관할하는 지역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USGA는 미국령 전 지역과 멕시코를, R&A는 그 외 세계 모든 지역을 관장하고 있습니다.

 

골프규칙의 어떤 점에서 위반되는 것일까요?

골프규칙 4.3a를 살펴보겠습니다. 골프규칙 4조는 플레이어의 장비에 대해, 그리고 3항은 장비의 사용(Uses of Equipment)에 대해 규정하고 있습니다.

 

<Rules of Golf, 4.3(a) / 출처=왕실골프클럽(R&A)>

 

규칙4.3a "스트로크를 할 때 장비(클럽과 볼 포함)를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사용하여 잠재적인 이익을 만들어내서는 안됩니다. 여기서 '비정상적인 방법'이란 그 장비가 지닌 원래 용도와 근본적으로 다른 방법을 말하는 것이며, 원칙적으로 플레이에 해당된다고 할 수 없는 방법입니다."

 

그럼 립밤을 클럽 페이스에 바르고 플레이한 것은 정확히 어떤 경우에 해당될까요? 규칙(4.3a(3) ‘라운드 동안 클럽의 성능을 고의로 변화시킨 경우’ 참조)에 따르면, 스트로크 시 클럽헤드의 작용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클럽헤드에 어떤 물질(세척용 물질은 제외)을 발라 변화시킨 경우에 해당됩니다.

 

 

이를 위반하면 어떻게 되나요?

클럽헤드에 챕스틱이나 립밤과 같은 물질을 바른 클럽으로 스크로크 할 경우 경기에서 실격되는 페널티를 받게 됩니다. 단, 클럽헤드에 립밤을 발랐지만 그 클럽으로 스트로크를 하지 않고 그저 가지고만 있었을 경우 페널티가 부여되지는 않습니다.

 

립밤을 볼에 바르는 것도 안됩니다.

골프규칙 4.2a(2)를 인용합니다. "고의로 변화된 볼을 플레이해서는 안된다" 이에 따르면, 플레이어는 볼의 표면을 긁어서 흠을 내거나, 가열하거나, 어떤 물질(세척용 물질은 제외)을 바른 볼처럼 그 성능을 고의로 변화시킨 볼에 스트로크를 해서는 안 됩니다.

 

클럽 페이스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볼에 립밤을 바른 뒤 볼을 스트로크하는 순간, 경기에서 실격되는 페널티를 받게 되는 겁니다. 

 


어떤 분들은 이 정도 방법은 사용해도 되는 것 아니냐며 볼멘 소리를 하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규칙에 어긋나는 행위를 한 이상 그것은 더 이상 스포츠 라고 할 수 없겠지요. 스코어에 연연해서 혹은 단기간에 실력을 커버하고 싶은 마음에 하나 둘씩 규칙에 어긋나는 행위를 하기 시작하면 오히려 실력은 늘 제자리에서 맴돌게 됩니다.

 

이 것은 프로들의 골프게임 뿐 아니라 일반인들의 게임에서도 준수되어야 하는 엄연한 규칙입니다. 편법을 사용해서 좋은 스코어를 기록해봐야 살림살이가 더 나아지지도 않습니다. 괜히 찜찜한 기분이 들 뿐입니다. 공감하시나요? 공감하신다면 이제 립밤은 입술에만 바르는 것으로 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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